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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왜냐면] 복지는 헌법상 국가의 급부의무다

등록 2011-02-11 18:01

독일 거주하는 한국인 가정의
제도적 복지혜택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되지 말란 법 없다
이를 위한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남경국 독일 쾰른대 객원연구원

복지논쟁이 뜨겁다. 민주당의 무상복지정책(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 한나라당은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규정한다.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복지를 돈으로만 보지 말고, 사회적 관심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복지는 기본적으로 시민사회에 맡길 성질의 것이 아니다. 결국 복지는 의료, 보육, 교육 등에서 국가가 국민의 금전적 부담과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다.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 가정이 누리는 제도적 복지혜택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누려야 할 복지의 범위를 미리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독일 쾰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영주권자 김민수(가명·40살)씨는 결혼을 했고, 두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연금과 의료보험료, 몇 가지 세금 등을 공제하고 월급여(Netto)는 2500유로(약 380만원) 정도를 받는다. 또 첫아이가 태어나자 아동수당(Kindergeld)으로 매달 184유로를 받았고, 지금은 두 아이 아동수당으로 매달 368유로(약 56만3000원)를 받고 있다.

아내 김윤정(가명·37살)씨는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매달 1000유로를 받고 시간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출산 뒤 부모수당(Elterngeld)으로 월소득의 67%인 670유로를 12개월간 받았다. 현재는 둘째아이를 출산한 뒤 전업주부로서 부모수당으로 매달 300유로를 받고 있는데, 이 또한 12개월간 받게 된다.

김민수씨는 공보험을 들고 있는데, 직장에서 의료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고, 4인 가족 본인부담은 매달 146유로(약 22만원)다. 아내가 임신 16주가 되었을 때, 태아의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출산 전 37주까지 매주 정밀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그 뒤 제왕절개수술로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심장에 인공심장박동기를 부착하는 수술을 받았고, 4주간 입원을 했다. 당시 보호자로서 아기 엄마도 병원에 머물렀는데, 식사와 침실이 제공되었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비용은? 이 모든 것이 무료다. 엄밀히 말하면 매달 부담하는 의료보험료의 혜택이다. 의료보험의 혜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둘째아이 간병을 위해서 한 달 무급휴가를 냈다. 그러자 의료보험에서 월급의 90%를 제공해 주었다.

5살 아들은 유치원에 다니는데, 매달 50유로(약 7만6000원)를 지불한다. 김윤정씨는 말한다. “아동수당과 부모수당, 저렴한 유치원비 등으로 두 아이 보육에 지금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 둘째아이의 경우 한국이었다면 출산 고민뿐만 아니라 수술비와 지속적 치료비 등 금전적 부담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독일은 의사 처방이 있으면 아이들 약값도 무료다. 가족들 의료비 걱정이 없어 다행이다.”

독일은 보편적 복지로서 의료와 보육 및 교육을 국가가 담당하고 있다. 자녀를 둔 독일 시민권자뿐만 아니라 영주권자 또는 세금을 납부하는 근로자 가정은 소득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아이가 25살이 될 때까지 아이 한명당 매월 184유로의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 출산 뒤 받는 부모수당은 경우에 따라 매달 최고 1800유로까지 14개월 정도 받을 수 있다. 또 수술이나 난치병 등의 경우에도 의료보험으로 거의 모두 해결된다. 대학등록금의 경우 2007년 도입되었는데, 전체 16개 연방 주 중에서 현재는 바이에른 등 6개 주에 속한 대학들에서만 한학기 500유로(약 75만원)를 받고 있다. 한편 2010년 재집권한 진보연정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는 대학등록금제의 폐지를 예정하고 있다. 헤센주는 이미 폐지한 바 있다.


독일의 현 복지 수준의 뒷받침은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임을 부인할 수 없다. 부가가치세율도 19%에 이른다. 근로소득세, 의료보험료 등도 상대적으로 우리에 비해 높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독일 국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을 고스란히 복지혜택으로 되돌려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이 누리는 복지 수준은 우리의 재정규모를 고려하더라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세금의 합리적 부과와 운용뿐만 아니라 부유세 등 기타 증세를 통해 실질적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 집권정부의 의지만 확실하다면 민주당의 무상복지정책이 결코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의료비, 보육비, 교육비 걱정 없는 현재와 미래를 선택할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세금이 단순히 폭탄이 아니라 우리의 걱정을 날려주는 폭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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