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철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봄이 오고 있다. 그러나 따스한 기운이 반갑지 않다. 지난겨울 유례없는 추위였지만, 봄이 오히려 두렵다. 다름 아닌 구제역 매몰지 때문이다. 소한과 대한을 거치면서 구제역과 살처분으로 민심이 흉흉했는데 우수와 경칩 사이에 침출수의 환경문제로 난리다. 그러나 침출수는 서막일 뿐이다. 재앙은 지하수 오염이다.
날씨가 풀리고 본격적인 봄이 되는 따듯한 4월 초순부터 매몰지 사체의 부패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동물성 단백질을 만난 세균의 번식이 아주 왕성해진다. 돼지와 소를 살처분하면서 사체가 흙과 어느 정도 배합되어야 유기물질로 분해되어 자연정화가 된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묻기만 했다. 그것이 이제 끔찍한 상황이 되고 있다. 관계당국의 무지가 출발이었다.
사람이 죽어 땅에 묻히면 흙이 된다. 동물성 사체가 분해되어 자연토양이 되려면 적절한 배합이 필요하다. 이번 구제역 파동에서는 땅속에 엄청난 사체를 묻으면서 흙은 대충 감쌀 정도로 덮었다. 이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땅속에서 완전분해가 안 되고 부패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침출수 차단을 위해 콘크리트 차단막이나 고밀도 비닐 차폐막을 언급한다. 쉽게 말해 ‘수영장 같은 구조물에 사체를 넣고 침출수를 뽑아내자’는 논리다. 여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 침출수 발생의 근본적 문제인 유기물질의 자연적 분해 환경이 확보되지 않아 침출수를 계속 발생시키게 된다.
전국 4000곳이 넘는 매몰지를 이렇게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대책이다. 모든 유기물이 없어질 때까지 침출수를 뽑아내어 폐수처리하는 것보다 침출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 상황에서 구제역 매몰지 대책은 한가지밖에 없다. 다시 파야 한다. 비록 늦었지만 유일한 대책이다. 매몰지를 다시 파서 묻은 동물의 사체에 흙의 배합비율을 최대한 높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흙속의 미생물에 의해 자연정화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흙으로 매몰된 동물의 사체를 흙으로 샌드위치처럼 쌓고 다져서 다시 묻어야 한다. 아울러 견고하게 흙다짐을 하고 일정한 높이의 봉분을 만들어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위에 빗물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는 초본류를 심어야 한다. 그 후 매몰지 주변의 지하수맥에 여러개의 관정을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지하수의 장거리 이동에 의한 수질 영향 조사를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묻은 사체가 적정하게 분해되고 있는지, 위해한 세균의 확산이 없는지, 토양 시추 샘플링 조사도 병행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해빙기나 집중호우에 붕괴 걱정도 덜고, 오염 우려도 낮출 수 있다. 다만 매몰지 중 이런 작업이 어려운 협소한 곳은 추가 대책을 세우면 된다. 사체를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이동용 드럼’에 담아 ‘중금속 및 발암성 토양오염물질 이동수칙’에 의거해 가장 가까운 신규 매몰지로 옮겨 흙을 더해주면 되는 것이다.
어렵지만 어쩔 수 없다.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매몰지 관리를 하면 지하수라는 국가의 중요한 수자원을 영구히 포기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정부는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에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어 국회 청문회까지 간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인은 토양과 지하수 오염 때문이었다. 환경부가 아직도 쉬쉬하고 있는 수십곳의 금속광산 중금속 오염 문제도 실체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 문제였다. 지하수의 흐름과 역동성은 우리가 아는 것 이상이다. 지하수의 오염은 하천이나 지표수의 오염보다 정화가 훨씬 힘들다. 매몰지의 세균이 지하수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해법은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방법뿐이다. 살처분한 동물들의 부패를 막아 자연분해될 수 있는 흙이 필요하다.
어렵지만 어쩔 수 없다.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매몰지 관리를 하면 지하수라는 국가의 중요한 수자원을 영구히 포기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정부는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에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어 국회 청문회까지 간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인은 토양과 지하수 오염 때문이었다. 환경부가 아직도 쉬쉬하고 있는 수십곳의 금속광산 중금속 오염 문제도 실체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 문제였다. 지하수의 흐름과 역동성은 우리가 아는 것 이상이다. 지하수의 오염은 하천이나 지표수의 오염보다 정화가 훨씬 힘들다. 매몰지의 세균이 지하수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해법은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방법뿐이다. 살처분한 동물들의 부패를 막아 자연분해될 수 있는 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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