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말글살이]쿵푸팬더?

등록 2011-05-25 19:55

“절의 주지가 성매매를 하다 적발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바다 건너 중국의 일이다. 이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자 사찰이 “사실무근으로 법적 조처를 하겠다”는 성명을 냈다고 한다. 성매매 의혹의 장본인은 소림사 주지. 중국 무술의 본산이 추문의 발원지여서 논란이 더 뜨겁다는 나라밖 소식을 접하면서 영화 제목 하나가 새삼스러워졌다.

이번주에 개봉하는 만화영화 제목은 무엇인가, 아나운서 일곱명에게 물었다. 20·30대는 ‘쿵푸--’, 40·50대는 ‘쿵후--’라 했다. 영화 제목은 <쿵푸팬더2>. 1970년대에 발표된 신나는 디스코곡은 ‘쿵후 파이팅’이다. 예전에는 ‘쿵후’였는데 지금은 ‘쿵푸’인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무기 없이 유연한 동작으로 손과 발을 이용하여 공격하는 중국식 권법’은 쿵후이다.(<표준국어대사전>) “공부(功夫)의 한어병음[gongfu]을 따르면 ‘궁푸’가 되지만 일반인의 언어감각과 너무 동떨어지는 것을 고려하여 관례적인 표기 ‘쿵후’를 인정한 것”이라는 게 국립국어원의 설명이다. ‘쿵푸’는 어디서 왔을까? 중국어를 영어로 옮기기 위해 만든 ‘웨이드·자일스식 표기법’의 영향일 것이다. ‘功夫’를 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Kung Fu’가 되고 이를 한글로 바꾸면 ‘쿵푸’가 된다. 중국어를 영어로, 다시 한국어로 옮긴 중역인 셈이다. ‘Panda’도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판다’가 맞다. 영화 배급사는 외래어표기법이 아닌 영어 발음을 따라 ‘쿵푸 팬더’로 제목을 만들었을 게다.

외래어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국어처럼 쓰이는 단어’이다. 외래어표기법은 외국인이 아닌 한국어 사용자를 위한 약속으로 ‘법’을 지키지 않으면 혼란이 생긴다. 알레르기(Allergie)를 ‘앨러지’라 적지 않듯이 <쿵푸팬더>도 ‘쿵후 판다’라 해야 법에 맞는다. 본편의 성공으로 2편이 제작된 <쿵푸팬더2>. 속편이 또 이어진다면 <쿵후판다3>으로 개봉되면 좋겠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