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외딴섬 육도에 풍랑주의보를 뚫고 뭍에서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경기도 안산시 대부보건진료소 의료진과 함께 온 미용 자원봉사자들이다. 할머니들의 머리 손질이 끝나자 나이 지긋한 남성들이 의자를 차지하고 앉아 한마디 한다. “1년에 일곱번 머릴깎아요. 이분들이 우리 섬에 1년에 일곱번 오거든.” 섬 주민들의 말이 끝나자 쑥스럽다는 듯 말을 보태는 자원봉사 아주머니의 표정도 밝다. “저희들도 섬에 오는 날이 기다려져요. 이렇게 자원봉사 나서는 날이 그냥 집에서 쉬는 것보다 훨씬 기분도 좋거든요.” 이심전심이 따로 없는, 정 나누며 사는 보통사람들의 진심 어린 풍경이다.
육도/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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