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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지구온난화, 기회와 과제 / 켄 크로퍼드

등록 2012-04-25 19:29

켄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켄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온실효과로 인간 생존 가능하나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 탓
바다 산성화돼 모든 생명 위협
재앙 피하려면 기후변화 대비해야
지구온난화는 매일 일출과 함께 태양으로부터 방출된 에너지가 지구의 대기를 통과하여 지표면과 해수면에 도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로 알려진 다수의 대기 가스는 우주 공간으로 유출되는 에너지를 잡아 지구를 따뜻하게 유지시킨다. 적은 양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지구 표면을 감싸고 있는 온실가스 때문에 자연히 온난화 현상이 생기고, 이를 온실효과라고 부른다. 사실, 온실가스가 포함된 대기가 없다면 지구의 기온은 영하 19도 정도가 된다. 대기가 있기 때문에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약 15도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온실효과는 지구에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유지시켜 주는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대기 중 온실가스의 농도가 높아진다면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한다. 지난 3월 <뉴욕 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바다는 항상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이었지만, 산업혁명 이후, 특히 지난 40년간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과도한 방출 때문에 바다가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초과했다. 그 결과 산성화된 바다는 화학적 균형이 깨지면서 해양과 관련된 모든 생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 고해양학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바다의 산성화는 지난 3억년간 진행된 속도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 우리는 수십년 만에 바다를 산성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를 멈추기는커녕 늦추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

전 세계를 놓고 보면 기후변화는 누군가에게는 이득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손해가 될 것이다. 경제·보건 문제에서부터 식량전쟁, 물 부족 문제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있어 기후변화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피해를 경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지구온난화 관련 정책과 적응전략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 안내자는 바로 21세기형 ‘전 지구 기후 모델’(Global Climate Model)이다. 기상청과 국립기상연구소는 전 지구 기후 연구 프로그램(World Climate Research Programme)과 협력하여 전 지구 및 지역 기후 모델을 사용하여 미래의 기후를 모의하여 한반도의 미래 기상과 기후에 큰 변화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기상청이 장기 관측 자료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1912~2010년의 한반도 평균 기온이 1.8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간 강수총량은 19% 늘어났는데, 대부분 강도가 높아진 여름 폭우 때문이었다. 한반도에서 24시간 동안 폭우가 내린 일수는 1970년대 이래로 두 배로 늘었다. 2010년 9월21일과 2011년 7월27일 서울을 강타한 폭우도 지구온난화와 연관된 극한기상의 결과일 가능성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재앙에 가까운 폭우의 발생 빈도가 향후에도 계속 증가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폭우, 폭염, 강한 태풍, 해수면 상승, 훨씬 더워진 기후 등 극한 현상의 증가로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진다. 기온이 올라가면 홍수와 가뭄 빈도도 증가하고 담수 수요도 늘어나 수자원 관리도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육상과 해양 생태계도 생물 다양성이 줄어들면서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화, 사회 고령화 같은 사회경제적 변화 역시 자연재해 취약성을 높일 것이다.

온난화는 실제 현상이며, 분명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전 세계가 재앙을 피하려면 온난화를 줄여야 한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활양식을 바꿀 수 있는 정책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만 한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고효율 에너지 기술, 저연비 경차, 대중교통, 신재생 에너지(풍력, 태양, 지열 에너지 등), 절연 빌딩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과학기술 선진화에 힘써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총체적인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기후변화가 미래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이에 대한 인식 확산도 시급하다. 여러 가지 적지 않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은 이미 지구가 망가진 후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 할 때의 불편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인류에게 닥칠 극단적인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켄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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