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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계의 창] 재정절벽 넘고도 갈 길 먼 미국 경제 / 딘 베이커

등록 2013-02-05 19:23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1% 감소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대부분의 범주에서 양호한 속도로 전진하고 있다. 국내총생산 감소는 대체로 통계적 착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고 증가율 감소와 국방비 지출의 급격한 하락이 주요 원인인데, 이는 흔한 현상이 아니다. 이런 ‘우연’이 없었다면 최근의 추세로 볼 때 오히려 4분기 국내총생산은 2.5% 성장했을 것이다.

재고와 국방비는 국내총생산 측정 때 무시해도 되는 항목이다. 재고는 지난해 3분기에 예외적으로 88억2000만달러나 늘어났는데, 이는 최근 2년 동안의 평균치에 2배에 달한다. 그랬던 것이 4분기에 재고 증가분이 43억8000만달러에 그쳤는데 이는 국내총생산을 수치상으로 1.37% 감소시켰다. 그러나 재고 증가율은 이후에 또 오를 수 있다.

국방비 지출도 마찬가지다. 아프간의 긴장 완화와 국방예산 절감 노력으로 국방비 지출이 줄고 있는 게 일반적 추세이긴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22.2%나 감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3분기에 12.9%나 증가한 것에 대한 반작용 성격이 강하다. 이처럼 국방비 지출은 항상 변칙적이다. 3분기 국방비 지출 증가는 대형 군사장비를 많이 생산했기 때문인데, 4분기에는 감소할 게 확실하다.

4분기 국내총생산 관련 데이터는 근본적으로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의 ‘재정절벽’(fiscal cliff) 해결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구매를 줄이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한다.

소비는 오히려 2.2% 늘어났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자동차나 냉장고 등을 포함한 내구재 소비가 13.9% 늘었다는 것이다. 이런 제품들은 경기 전망이 불안할 때 구매를 미루는 품목들이다.

기업들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구매도 12.4%나 증가했다. 이는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세다. 기업들이 재정절벽 협상 결과에 대해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 관련 데이터를 마냥 축하만 할 수는 없다. 좋지 않은 수치를 우연의 일치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수치 또한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 4분기의 평균 성장률은 1.5%였다. 이는 한때 6%였던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의 최근 잠재성장률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미국 전체의 잠재적인 생산량보다는 1조달러나 낮은 것이다. 게다가 올해 안에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 삭감과 증세는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 경제가 실업률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정도로 일자리를 빨리 늘릴 수 있다면 그것은 행운이다.

그런데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될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 모든 건강보험 예산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건강보험 서비스 관련 지출이 4분기에 2.3% 늘어나는 데 그쳐 전체적으로 지난 한해 동안 3.7%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증가율이 감소한 것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이런 추세가 최근 5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 비용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애초 예상과는 달리 더 이상 건강보험 비용이 경제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 이는 재정 적자가 애초 예측된 것 이상으로 충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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