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에 도포를 차려입은 어르신이 깨알 같은 글씨 가득한 옥편을 찬찬히 살펴본다. 안경도 모자라 손에 든 돋보기엔 깨우침을 뜻하는 한자가 가득 찬다. 평생의 깨우침을 담은 시 한 자락이 처서를 앞둔 가을 하늘에 펄럭일까. 이제 막 글을 배우는 어린이들의 백일장과는 사뭇 다른 풍경, 21일 오전 서울 종로 운현궁 뜰에서 열린 한시 백일장의 한 장면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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