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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남과 북, 상호 비난·비방 중단해야 / 곽태환

등록 2015-06-01 19:00수정 2015-06-01 19:01

남북한 각각의 국내정치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가장 중요한 변수임이 최근 상황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최근 남북한의 국내정치 상황은 상대에 대한 극단적 비난과 비방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남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통치 행태를 ‘공포정치’로 표현하며 비난하고 있고 이에 대응해 북한 미디어들은 ‘최고 존엄’에 대한 비난이라며 남한당국을 거칠게 비방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비난과 비방의 수위가 점점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이하여 남북한이 오랜만에 희망 속에서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6·15 공동선언 15주년 기념행사와 광복 70주년 기념 8·15 남북공동행사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듯하다.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통일대박론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해 왔는데 북한의 국내정치 상황에 대해 비난하는 언사를 늘어놓는 것은, 비록 북한 통치 행태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삼가야 한다. 더욱이 통일 대박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남북간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비방은 북한의 역공 빌미를 제공하는 등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 뿐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통일 대박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우선 남북한 최고지도자들이 남북기본합의서(1991) 정신으로 돌아가 상호 비난과 비방을 자제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렇듯 남북한이 각각의 국내정치 상황을 들어 비난과 비방을 이어가는 행태는 건전하고 진정한 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합의(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민족적 기대를 저버리는 것일 뿐 아니라 그동안 말해온 통일에 대한 비전에 진정성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남북한 최고지도자들이 좀더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공동 노력하여야 할 시기에 상호 비난과 비방을 이어가는 것은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에 비생산적인 것으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이라도 남북한 최고지도자들은 제3차 정상회담 등 통 큰 결단을 내려 남북관계의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길을 모색하여야 한다.

최근의 상황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남과 북이 진정으로 남북대화를 통해 합의 통일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회의하고 있다. 통일은 우리의 소원이고, 현 정부의 주장대로 통일 대박을 가져올 희망적인 것인데 한갓 정치적 구호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남과 북이 함께 협력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환경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통일에 대한 희망은 점점 커질 것이다. 남북한 지도자들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There is will, there is way)는 말을 명심하고 의지가 있으면 길이 보이듯이 통일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하여야 한다.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한반도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한반도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최근 들려오는 북한 통치 행태에 대한 소식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걱정하게 한다. 따라서 북한에서의 그러한 행태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깊이 연구하여야 한다. 하지만 최고지도자들이 나서서 이를 정면으로 비난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국내정치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평화통일 실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소탐대실하지 말자. 남북한이 상대를 자극하는 불필요한 언사를 하기보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 복원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집중하여야 한다. 남과 북은 상대에 대한 비난과 비방을 즉각 중지하고 남북기본합의서와 6·15공동선언 정신을 회복하여야 한다.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한반도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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