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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계의 창] 오바마의 최근 승리들/ 존 페퍼

등록 2015-07-12 18:4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4년 중간선거 패배 이후 남은 임기 2년 동안 뭔가를 성취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했고, 대법원은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다수였다. 대통령 지지도는 50%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선거에서 패배한 지 불과 몇개월 지나지 않아 오바마 대통령은 되살아났다. 최근 몇주간 그는 여러 국내외 정책에서 승점을 얻었다. 비판가들은 주눅이 들었다. 대통령은 2013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지지도가 50%를 넘어섰다.

대법원은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에서 오바마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오바마케어의 허점들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을 수백만명의 무보험자들에게 확대한 조처는 오바마 행정부의 가장 큰 업적이 될 것이다. 대법원은 또 공화당은 반대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외교정책에선,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 공약했던 오래된 적들과의 외교적 화해를 거의 성취할 단계에 이르렀다.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 핵협상은 냉전 종결 이후 가장 중요한 비확산 합의가 될 것이다. 미 의회까지 승인할 경우, 이는 국제사회가 이른바 ‘불량국가들’을 다루는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다.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리비아, 북한에 대한 끊임없는 봉쇄와 군사개입 조처는 비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됐다.

쿠바와의 화해도 있었다. 두 나라는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대사관의 상호 설치를 발표했다. 조만간 두 나라 간에 여객선이 운행될 것이다. 미국 관광객들은 이미 쿠바로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경제 금수 조처 등 여전히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

오바마는 한때 “자주색 미국”을 외쳤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그는 미국이 보수 성향의 “빨간 주들”과 진보 성향의 “파란 주들”로 조각날 수 있다는 관념을 거부했다. 2008년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그는 초당파 정신을 되살려 정치·경제·외교정책에서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것은 그가 정치인으로서 실패할 것이라는 신호였다. 그는 정치적 반대파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었다. 건강보험 같은 대부분의 국내 정책은 공화당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외교정책도 마찬가지였다.

그 과정에서 오바마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여론이 그를 지지할 때 핵심 이슈들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민들은 오바마케어와 동성결혼, 이란 및 쿠바와의 화해를 지지했다. 대통령은 반대파들과의 협력이 아니라 그들을 고립시킴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

대개, 여론과 의회 다수당의 정강의 차이는 정치 지형의 전환을 강제한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공화당은 무당파층과 민주당 강경파들의 지지를 얻고자 중도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공화당의 대선 후보들은 2008년 존 매케인, 2012년 밋 롬니보다 대체로 더 보수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급진적이지 않다. 그는 자신을 정치적 중도로 위치지웠고, 수사학적으로는 인상적이지만 다소 제한적인 실용주의를 옹호했으며, 인기영합적인 경제정책을 피했다. 그는 펜타곤과 월가, 그리고 의약회사들의 환심을 사려 했다. 오바마의 중도 성향 의제들이 의회 안팎에서 그렇게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은 미국이 조지 부시 집권기(그리고 그 전의 클린턴 집권기)에 얼마나 우파 쪽으로 기울었는지를 보여준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특히 경제 이슈들에서 오바마보다 왼쪽에 있는 것은 오바마의 중도주의를 잘 말해준다.

이단이 종종 매우 빠르게 사회적 통념이 되곤 한다. 동성결혼과 국가가 보조하는 건강보험, 쿠바와의 화해가 그런 길을 걸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런 이슈들에서 여론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오바마의 후임이 되려는 후보자들은 주목해야 한다. 차기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의 분노를 불러일으키지만 광범위한 대중적 호소를 가진 많은 이슈들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 대처, 군비 지출 억제, 이민개혁법 제정, 사회보장제도 안정화, 생활임금 확보 등이 그런 이슈들이다.

그러나 왜 2016년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오바마는 남은 임기 동안 이 이슈들을 계속 추진할 수 있다. 그러면 그는 승리를 이어갈 것이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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