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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권혁웅의 오목렌즈] 알파고는 무서워

등록 2016-03-13 21:24수정 2016-03-13 21:35

 권혁웅  시인
권혁웅 시인
이제 알파문고 지날 때마다 등골이 서늘하게 생겼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연파했다고 한다. 체스 최고수를 이길 때부터 바둑에서도 인공지능의 시대가 오리라는 건 예견되었지만, 충격이 제법 큰 듯하다. 기사 제목만 봐도 그렇다. ‘인공지능에 무너진 4천년 바둑’, ‘이세돌 충격의 연패, 바둑계 침울’, ‘이세돌의 승부수, 알파고에겐 안 통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극적인 제목은 이것이었다. ‘알파고, 인간 최고수 넘어 바둑의 신이 되다.’ 기계신이 정말로 등장했다는 거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을 알파고(AlphaGo)라 지은 것도 그 때문이었을까? 신은 자신을 일러 “알파요 오메가”라고 했다. 이 인공지능은 자신을 일러 “나는 알파이고 계속 전진할 것이다”라고 선언한 셈이다. 그런데 알파고가 신이라 불리는 데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신의 속성은 보이지 않으나 존재한다는 것 혹은 임재해 있으면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파고는 어떤 형상도 갖고 있지 않으나 모니터 위에서 바둑돌을 놓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그러니 무서울밖에. 알파고는 1202개의 CPU, 176개의 GPU, 1000대의 서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우주와 연결된 무형의 존재라니, 확실히 무섭다. 그런데 바둑 한판 두겠다고 저런 투자를 하다니, 기계신은 너무 낭비가 심한 것 아닌가? 반면 이세돌에게 필요한 건 커피 한 잔이었다.

권혁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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