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팀 기자 문제 하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은? 국내 1200만 당구 동호인들은 정답을 안다. 바로 ‘당구장에서 먹는 자장면’이다. 어느 토요일 점심때 거실에서 두 아들과 당구를 치던 중 우리는 그 의식을 치르기로 모의했다. 하지만 배달된 자장면을 잘 비벼 한 젓가락 뜨는 순간 내 혀를 의심해야 할 상황이 벌어졌다. 당구장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다. 이유가 뭘까? 치열한 고민 끝에 나는 우리 집 당구대엔 타이머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동네 당구장에서 친구나 동료들과 칠 때는 항상 게임비를 계산하기 위해 설치된 타이머 버튼을 누르고 ‘째깍째깍’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자장면을 먹는다. 당구장 자장면이 맛있다고 느낀 이유는 그 긴장의 순간 몸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때문이라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타이머도 없고 게임비 낼 일도 없는, 한가한 거실 당구대 자장면이 맛 없는 이유다. 그렇다 보니 거실 당구대엔 없는 게 또 하나 있다. ‘패자는 카운터로’라는 숙명적 문구다. 동네 당구장 벽마다 붙어 있는 이 문장은 당구게임에 긴장을 불어넣어 손님들로 하여금 계속 치게 만들려는 당구장 주인들의 깜찍한 상술인 동시에 게임비 떼어먹지 말라는 준엄한 경고다.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인근 당구장 벽에 붙은 글귀. 냉혈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문장은 다양하게 변주된다.
연재덕기자 덕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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