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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삶의 창] 매깜뽕 촌장의 지혜 / 나효우

등록 2016-10-10 11:47수정 2016-10-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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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효우

착한여행 대표

오랜만에 타이(태국) 치앙마이 매깜뽕 마을을 찾아갔다. 동남아시아의 젖줄 메콩강 여행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방문했던 곳을 강원도 인제군 마을 대표들과 다시 발걸음을 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20여년 전에 이 마을은 첩첩산중 가난에 찌들었던 촌동네였다. 그런데 이 마을 여인에게 장가를 든 젊은이가 마을 촌장이 되면서 타이 전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찾아오는 살기 좋은 마을이 된 것이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오지만 자연을 훼손하지 않을뿐더러 원주민들이 논밭, 집을 외지인들에게 팔지 않고 전통문화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온전한 힘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마을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마을의 134가구는 한달에 한번씩 마을회의를 하고, 3개월에 한번은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주민들이 참여하여 모든 살림살이 정보를 공유한다. 먹고사는 민생문제뿐 아니라 마을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들을 주민들 스스로 만들고 결정한다.

나무뿌리를 캐서 연명을 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마을이 어떻게 바뀌게 되었는지 촌장에게 물었다. “정말 가난한 마을이라 내세울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주민들에게 물었지요. 사람들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물 좋고 공기 좋은 자연과 전통문화 그리고 가난하지만 서로 돕고 사는 정을 꼽더군요. 그래서 이 세가지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마을관광이라고 생각했고 이 세가지 자원은 절대로 훼손하지 말자고 했지요.”

마을혁신의 첫걸음은 노동이었다. 촌장과 마을 사람들 모두가 팔을 걷어붙이고 마을 어귀에서 폭포에 이르는 길을 냈다. 마을사람들은 여행자들을 위해 전통 마사지, 로컬 가이드, 홈스테이 등 세 그룹으로 나누어 함께 배우고 운영원칙을 만들었다. 홈스테이는 집터가 비교적 넓은 30여가구가 중심이 되어 시작했다. 그리고 홈스테이로 생기는 수익 중에서 20%를 떼어 마을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 전기를 끌어들이는 전기협동조합, 마을 역량을 키우는 지역발전기금, 홍보마케팅기금, 사회복지기금 등 비록 적은 돈이지만 필요에 따라 소규모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사회복지기금이 쓰이는 곳은 소소하지만 아주 구체적이다. 아기를 낳으면 2천밧(6만원), 아이들이 입학하고 대학생이 되어 졸업할 때까지 1천밧(3만원)에서 1만밧(30만원)까지 축하금을 준다. 주민들 중에 아픈 사람이 있거나 장례식이 있을 때도 마을기금에서 지출을 한다. 자연스레 마을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마을 일에는 모두가 함께했다. 꼼꼼한 살림살이와 사회복지는 마을공동체의 따뜻한 정뿐만 아니라 자부심까지 키웠다. 외지인들이 웃돈을 주고 땅과 집을 사겠다고 해도 싫다고 손사래를 친다. 마을관광으로 돈 버는 사람 있고 피해 보는 주민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마을 청년들로 구성된 가이드들이 여행자들에게 환경을 보전하고 마을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알려주니 골목마다 떠들고 다니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이 없다. 마을에서 난 것들로 제철 밥상을 차리고 노인들은 전통공예로 기념품을 만드니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마을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주민 모두가 시작했고, 이익을 골고루 나누었다. 인제군 마을 대표들이 어려운 때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촌장에게 지혜를 구했다. 촌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답했다. 살림을 꼼꼼하게 챙기며 시대를 넘어서는 담대한 리더십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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