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 대통령 행사를 텔레비전 중계로 볼 때면 늘 대통령 곁에 선 올림머리에 단아한 한복 차림의 대통령 부인이 있었다. 마치 목련 같았다. 국민교육헌장을 회초리 앞에서 외우며 그렇게 배웠다. 올해도 목련이 피기 시작한 봄, 대통령이 되었던 그 딸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당하고 구속되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았던 올림머리가 풀린 채 구치소로 갔다. 우린 촛불을 들어 스스로 꿈에서 깨어났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봄을 기대해 본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