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포도 발효종을 사용해 구운 올리브 치아바타의 모습. 겉으로는 무난해 보이지만, 기대만큼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아 큰 실망을 안겼다.
책지성팀 기자 1358년 봄, 봉건 영주의 가렴주구가 극에 달했던 프랑스에서 농민들의 반란이 일어났고, 반란의 기운은 영국까지 번졌다. 애초 프랑스 농민군의 구호는 “부풀어오르는 빵”이었는데, 영국 농민들은 이 구호를 “빵이 곧 부풀어오르리라!”로 바꾸었다. 밀가루 반죽에 효모(이스트)를 넣고 기다리다 보면, 빵이 스스로 부풀어오르듯, 마침내 그동안 빼앗긴 것들을 되찾아오기 위한 적절한 시기가 되었다는 기대감이 그 속에 배었다. 너무 거창한 사례를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제빵의 본질은 밀가루 반죽을 부풀리는 데 있다는 얘기를 하려 했다. 반죽을 부풀린 뒤 굽는다는 점에서 빵은 그저 딱딱한 밀가루 덩어리와 다르다. 효모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서 반죽 속 당분을 먹어치우며 증식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생성한다. 그 결과로 반죽이 부풀어오르는데, 이것을 고온에 구우면 부드럽고 푹신한 식감의 빵이 탄생한다. 빵의 단면을 봤을 때 구멍이 숭숭 뚫려 있으면 ‘잘 만든 빵’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발효가 잘됐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건포도 액종에 여러 차례 밀가루를 섞어서 발효종을 만든다. 균들의 왕성한 활동 덕에 표면에 조그만 구멍들이 잔뜩 생겼다.
깨끗한 물에 건포도와 약간의 설탕을 넣고 일주일 정도 삭히면 건포도 액종이 만들어진다. 뚜껑을 열면 ‘푸쉭’ 하고 가스가 나온다.
연재덕기자 덕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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