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이대학 법학과 교수 8월29일 이른 아침 북한이 북태평양을 향해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일본 국내에 큰 충격을 줬다. 홋카이도, 도호쿠(동북), 기타칸토(북관동) 등에서는 미사일 공격 경보인 ‘제이(J)얼러트’가 작동해서, 일부 열차가 운행을 정지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처음에는 “북한이 우리나라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마치 일본이 공격 목표가 된 것 같은 소동이었다. 텔레비전에서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미사일 관련 속보를 계속 내보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또는 보도기관의 과민 반응은 국민에게 공포심을 심기 위한 프로파간다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느낀다.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고는 하지만 대기권 밖 상공 500㎞ 고도를 날아간 것이다. 아베 총리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발사 직후부터 북한 미사일 움직임을 완전히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미사일의 궤도와 탄두가 떨어질 위치도 대체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일본 국토를 노린 것이 아님에도 나가노현 너머 동쪽으로 광범위하게 미사일 경보를 내린 것은 왜인가? 기타칸토의 3개 현에는 경보를 내렸지만 인접한 사이타마현, 지바현, 도쿄에는 내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도쿄의 아침 출근 시간 직전에 경보를 내리면 대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경보 대상에서 뺀 것이 아닌가? 정부는 미사일이 일본에 해를 가할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격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격추하지 않은 것인가 격추하지 못한 것인가? 충분한 설명이 없다. 만일 일본을 노린 공격이었다면 북한 미사일은 수분 안에 탄두가 일본에 떨어질 것이고, 경보가 울린 다음에야 사람들이 도망갈 것이 틀림없다. 또한 수분 내에 지하실, 지하도에 몸을 숨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미사일 경보는 진짜 공격을 대비한 것이 아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과 핵무기 개발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 국내에서는 ‘피난훈련’이 각지에서 벌어졌다. 피난이라고는 하지만, 경보를 들은 사람들이 머리를 감싸쥐고 웅크리는 정도다. 어처구니없다고밖에 이야기할 수 없는 광경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정부는 국민이 자유를 빼앗긴 점을 이용해서 소이탄(시가지·밀림·군사시설 등을 불태우기 위한 탄환류. 섭씨 3000도 이상의 고열을 내는 경우가 많으며, 미국이 2차대전 중 일본 본토 공습에 사용한 적이 있다)으로 난 불을 줄을 서서 양동이로 물을 날라 끄는 훈련이나 죽창으로 적과 싸우는 훈련을 시켰다. 머리를 감싸쥐고 웅크리면 미사일 파괴력에서 몸을 지킬 수 있다고 선전하는 정부는 태평양전쟁 때 ‘대일본제국’에서 아무것도 진보하지 못한 것이다. 요약하자면, 일본 정부는 미사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북한 미사일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정부에 순종하는 국민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북한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은 일본에는 위협이며, 위협의 정도는 높아지고 있다. 북한을 인도, 파키스탄 같은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용인하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피해야만 한다. 현재 일본에 필요한 것은 쓸데없이 위협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이상 북의 위협에 마주해온 한국 사람들에게 올바른 위기감이란 무엇인가 가르침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애한 국토, 인구 및 자원의 과도한 수도권 집중, (공격을 받으면 치명적일 수 있으며 연안에 집중된) 원전 입지 등 일·한 양국은 같은 취약성을 안고 있다. 진짜 전쟁에 불이 붙으면 파멸적 공격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일·한 양국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사활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일·한 양국이 진정한 안전보장에 관해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통감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