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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서울시교육청의 궤변

등록 2005-02-01 18:21수정 2005-02-01 18:21

전정윤 기자
전정윤 기자
공정택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지난 31일 ‘서울학생 학력신장 방안’을 발표하면서, “초등학교도 같은 시간에 같은 문제지로 한 학년 전체가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와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등 교원·학부모 단체들이 ‘일제고사 부활’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말장난’식 해명으로 논란을 비껴가려 하고 있다.

공 교육감은 이날 밤 언론에 ‘초등학교 일제고사 부활 논란’이 보도된 뒤 <한국방송>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우리 교육청의 의도가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도 해명자료를 통해 “일제고사는 ‘단순 지식이해 중심의 정기적인 시험’이고,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업 성취 정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부정기적인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단순 지식이해 측정 시험과 종합적인 학업성취도 시험 양쪽 모두 초등학교 한 학년 전체가 지필고사 형식을 통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초등학교에서 ‘수우미양가’ 성적 통지는 금지하되, 단계별 성적통지 방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단계별 성적통지란 ‘매우잘함·잘함·보통·못함·매우못함’ 등 단계별로 체크해 통지하는 것을 말한다. 표현만 다를 뿐이지 등급을 매기는 것은 수우미양가 평가방식과 똑같다.

만일 일선 초등학교에서 한 학기에 두번씩 학년별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고 ‘매우잘함·잘함·보통·못함·매우못함’으로 성적을 고지하게 될 경우, 매 학기 중간·기말고사를 치른 뒤 수·우·미·양·가로 성적을 매겨 학생들을 줄세우기 했던 ‘일제고사’와 하나도 다를 게 없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우리나라 중·고교생의 기초학력이 떨어진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학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의 ‘2003년도 학업 성취도 국제비교’ 결과를 보면, 한국 학생들은 문제 해결력 영역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학업 성취도가 높은 편이어서 시교육청의 시도는 명분이 약해 보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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