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뉴스팀 기자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고생스러워. 뭐 그래도 편하긴 하지. 요즘도 한 대 사서 타고 다니고 싶다니까!” 오토바이를 샀다는 나의 고백에 대한 60대 어머니의 말씀이다. 젊은 시절 화장품 외판원을 했던 어머니는 10년 가까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셨다. 당시 ‘바이크 생활’이 어땠는지 ‘취재’하다 깨달은 것은, 어머니가 맨 처음 오토바이를 산 게 현재의 내 또래였다는 사실이다. 한여름 국도를 달리는 오토바이의 뒷자리에 앉아서 맡았던 흙냄새와 차체를 안정적으로 지탱했던 어머니의 튼튼한 두 다리가 아직도 눈앞에 또렷이 그려진다. 열에 아홉은 ‘위험하다’며 만류했던 오토바이를 겁도 없이 지를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이런 선행 학습 덕택이었을 것이다. 겁보인 주제에 일을 치고 나니 앞이 막막했다. 생전 처음 타보는 바이크를 어떻게 배워야 할지, 타는 법을 알려주는 학원이 있는 건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공터에 끌고 나가 천천히 타보라’는 그의 조언에 버럭 해버린 것. 공터까지는 또 어떻게 가져가냐고! 그러나 구세주는 가까이에 있었으니, 전편에서 헬멧부터 지르라고 ‘영업’을 한 선배 바이커 MOLA님이 친히 집 근처로 납시었다. 가까운 구청 마당으로 갔다. 기어 변경이 없는 ‘벤리 110’의 조작은 대체로 어렵지 않았다. 스로틀을 당기면 전진이고, 정지할 때는 브레이크만 잘 잡아주면 됐다. 코너링은 좀 더 까다로웠지만 그것도 금세 자신감이 붙었다. 내처 그날 밤 공도에 나섰다. 차가 없는 한적한 도로를 달릴 때의 상쾌함이란. 그날의 짧은 ‘밤바리(밤 바이크 나들이)’는 내게 바이크에 대한 갈증만 키우고 아쉽게 끝나고 말았다. 동네 마실 때만 타겠다는 결심은 이날 무너졌다. ‘매일매일 타야지. 바이크 출퇴근도 해야지!’
지난 8일 드디어 주행 1,000㎞를 넘어선 스쿠터의 계기판.
연재덕기자 덕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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