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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경제 온기 전하는 임금인상 / 최수규

등록 2018-01-18 18:14수정 2018-01-18 20:28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이제 중년 이상이 되신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어린 시절 저희 집도 온돌방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겨울이면 온 가족이 아랫목에 모였습니다. 아무리 불을 때도, 아랫목만 손도 못 댈 만큼 뜨거워질 뿐 윗목은 전혀 온기가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방 안 공기도 아주 차가워서, 어쩌다 이불 밖에 손이라도 내놓고 잠이 들면 바로 감기에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2017년의 6470원 대비 16.4% 증가하였습니다. 심화된 양극화 구조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러한 인상안을 만들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얼마 전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50%의 응답자가 적정, 17%가 낮음으로, 27%가 높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상위 20%의 가계소득이 84% 증가하는 동안, 하위 20%는 42% 증가에 그쳤고, 소득분배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역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서민의 주머니에 돈이 돌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소비를 하고, 소비를 해야 공장이 돌고 일자리가 생기며, 다시 소득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됩니다. 윗목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보일러로 바꾸고, 라디에이터를 놓아서 방 전체를 따뜻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인상된 임금이 부담스러운 사장님들도 계신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우선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을 준비했습니다.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월 19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 근로자에게 그 숫자에 관계없이 월 13만원을 지원해드립니다. 소규모 사업장에는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지원, 건강보험료 할인도 제공합니다. 상가 임대료 인상의 상한을 9%에서 5%로 낮추고, 계약갱신청구권도 10년으로 연장할 것입니다. 저렴한 카드수수료가 적용되는 영세사업장의 범위를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사업장 범위도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추가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도 검토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일자리 감소와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정해진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임금인상 폭이 최대(16.6%)였던 2000년, 12.3%였던 2007년에도 일시적 영향은 있었으나 일정 기간 후 회복된 사례도 있습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 개인서비스 물가에 끼치는 영향은 있지만 크지 않았던 경험도 있습니다. 2000년과 2007년 개인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0.1~0.2% 인상에 그쳤습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촘촘한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운영과정에서 미비한 점이 발견된다면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올해 모든 정책과 지원사업을 ‘일자리 창출 기업과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기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등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함께하는 기업 지원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즐거운 근로자, 그들의 신바람으로 향상된 우리 기업의 생산성, 이를 통한 모두의 소득증가를 기대해봅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우리 기업인들과 함께 있으니, 이번 임금인상에 동참하여 주시고, 일자리안정자금도 많이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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