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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께 / 최경진

등록 2018-08-09 17:59수정 2018-08-09 19:09

최경진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위원장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하루하루 버티기가 참으로 힘든 시기입니다. 젊은이들도 견뎌내기 힘든 살인적인 더위에 어르신들은 얼마나 힘드실지 걱정이 앞섭니다. 언론 기사를 보면 전기료 걱정에 선풍기도 틀지 않는 어르신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빈곤율 1위를 상징하는 단적인 모습이겠지요.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가난하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습니다. 앞서 말한 오이시디 노인빈곤율 1위가 대변하듯이 말입니다. 노후빈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오래된 말이고, 이제는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떤가요? 노후빈곤 해소를 위해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의 중추적 기능은 국민연금이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국민연금이 노후소득보장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나요? 우리나라 노후빈곤 해소를 위해 국민연금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나요?

아시다시피, 국민연금 가입기간의 평균소득 대비 노후에 받게 되는 연금액의 비율을 소득대체율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그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낮춰왔습니다. 소득대체율을 70%에서 60%로, 다시 60%에서 40%로 삭감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평균소득이 100만원인 국민연금 가입자가 매달 9만원의 보험료를 40년간 납부하면 노후에 최초로 70만원 받을 수 있던 것이 60만원으로, 다시 40만원으로 낮아져왔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무려 40년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꼬박꼬박 납부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늦은 사회진출이나 실직 등으로 가입기간 40년을 모두 채우지 못하면, 노후에 받는 연금액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듯 턱없이 낮아진 연금액으로 우리 어르신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국민의 노후가 불안해진 것입니다. 장관님도 이에 동의하실 겁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너무 낮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위한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8월 중순 공청회 개최로 시작되는 이번 국민연금 제4차 재정계산 결과에 따른 연금제도 개혁에서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지금의 소득대체율 40%로는 노후빈곤을 완화할 수 없습니다. 치욕스러운 오이시디 노인빈곤율 1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인상되어야 합니다. 노후자금인 연금액을 올려야 합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하는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하면 됩니다.

이미 2015년 공무원연금법 개정 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는 것에 사회적 합의가 있었습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50%는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또한 2017년 대선 과정에서도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이 약속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43번째, 고령사회 대비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생활 보장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2018년 국민연금 재정계산과 연계하여 사회적 합의하에 추진”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장관님,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과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에 착수하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의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만드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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