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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설] ‘좌파 언론 탓’ 하더니 이젠 ‘황당 제소’까지 하나

등록 2019-07-02 21:01수정 2019-07-03 08:04

지난 6월26일 ‘한국당 우먼 페스타’ 에서 경남도당을 대표해 나온 여성 당원들이 자유한국당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이른바 ‘엉덩이 춤 퍼포먼스’를 펼쳤다.  영상 갈무리
지난 6월26일 ‘한국당 우먼 페스타’ 에서 경남도당을 대표해 나온 여성 당원들이 자유한국당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이른바 ‘엉덩이 춤 퍼포먼스’를 펼쳤다. 영상 갈무리
자유한국당이 이른바 ‘여성 당원 엉덩이춤’ 논란을 두고 “좌파 언론 탓”을 한 데 이어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제소하는 등 무분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내년 총선 언론 대응을 위해 지난 1일 발족한 자유한국당 미디어특위는 “첫 행보로 <한겨레>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2019 한국당 우먼 페스타’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가 여성 당원들의 노출 퍼포먼스를 격려한 것처럼 허위 보도했다는 이유다.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는 자신들의 잘못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견강부회이자, 비판 언론 옥죄기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6월26일 <한겨레>는 ‘여성 당원 바지 내리는 공연 구설’이라는 디지털 기사에서 ‘바지 속에 입고 있던 남성용 트렁크 속옷과 유사한 의상의 엉덩이 부분엔 ‘한국당 승리’라고 쓰여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황 대표는 이날 장기 자랑 상위권 수상자들을 추후 당 행사에 초청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그런데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27일치에 각각 ‘여성 당원 행사 중 엉덩이춤 물의’, ‘여성 당원 행사서 바지 내리고 엉덩이춤’이라는 기사를 게재하면서 황 대표가 공연 뒤 “오늘 한 걸 잊어버리지 말고 연습을 계속해서 정말 멋진 공연단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한 말까지 보도했다. 방송들도 황 대표 발언을 집중 보도했다. 결국 황 대표가 ‘좌파 언론’을 탓하며 미디어특위까지 출범시키자, 첫 본보기로 <한겨레>를 겨냥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특위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 산불 때인 지난 4월 ‘신문의 날’ 행사를 마치고 언론사 사장들과 술을 마셨다는 ‘가짜뉴스’를 유포해 청와대로부터 고소당한 ‘진성호 방송’ 등 유튜버 74명에 대해서는 법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제 입맛에 맞는 언론은 지원하고, 비판 언론은 특정해 공격하는 전형적인 언론 재갈 물리기 행태다.

특위의 면면을 보면 자유한국당 언론관의 현주소가 잘 드러난다. 길환영 특위 공동위원장은 한국방송 사장 재직 때 ‘세월호 보도 통제’ 의혹으로 이사회로부터 해임된 인물이다. 방송사 동료 직원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해 해고된 인물도 위원에 포함됐다.

황교안 대표의 ‘좌파 언론 탓’도 국민들로부터 비아냥을 샀지만, 이에 발맞춰 당 차원에서 특정 언론을 겨냥해 공격까지 하는 과정은 한심하다 못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자유한국당의 황당한 ‘남 탓 행태’가 참으로 안쓰러울 뿐이다.

[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 뉴스룸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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