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례예요!
처마가 있는 집들이 사라지면서 보기 힘들어진 제비 둥지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강원도 양구읍내, 무논이 가까이 있는 커피가게의 햇빛 가림막 아래입니다. 둥지 안에 오글오글한 새끼들을 거둬 먹이느라 어미 제비 날갯짓은 쉴 틈이 없습니다. 물고 온 먹이를 건네려 하자 한 녀석만 입을 크게 벌립니다. 한동안 지켜보니 자기네들끼리 차례를 정해둔 듯합니다. 덩치는 작아도 속은 멀쩡하다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이미 터득했나 봅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