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듯 올 듯 하면서도 봄이 더디기만 합니다. 하루나 이틀쯤 햇살 따사롭다 여길라치면 어김없이 찬바람 몰아치는 날이 뒤따릅니다. 그렇다고 따뜻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겠지요. 채 녹지 않은 눈덩이들이 듬성듬성 남아 있는 냇가, 먹이를 찾는 오리들의 몸놀림이 바쁩니다. 얕은 물에도 발이 닿지 않는 어린 녀석들, 물속을 자유로이 드나드는 맨몸 다이빙의 입수 자세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엉덩이 높이 쳐들고 쉼 없이 참방거리는 새끼 오리의 자맥질 소리 좇아서 시나브로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장철규 선임기자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