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으슥한 계곡에서 물소리에 얹혀 들을 법한 대금 가락이 도심 한복판에 울려 퍼진다.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은 남성이 취미로 익혔다는 구성진 가락이 오가는 이의 발길을 붙잡는다.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서 만난 풍경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초로의 신사는 곧 빌딩 숲 사이로 사라졌다. 전통문화를 인위적으로 재현한 공간이지만, 우리 것을 아끼는 이들이 있어 역사가 현실이 되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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