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흰나비 한 마리가 실처럼 가는 거미줄에 걸려 바람 부는 대로 빙빙 돌고 있다. 날갯짓으로 벗어나보려 애쓰지만 흡수관 끝이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차마 보고 있기가 안타까워 거미줄을 떼어주니 파란 하늘 위로 끝없이 날아간다. 나비의 뒷모습에서 평화를 느낀다. 종일 기분이 좋았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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