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변 양수리의 떡방앗간 처마 끝, 간이 비가림막 지지대에 제비 한 쌍이 난민 천막 같은 집을 짓고 위태로이 알을 품고 있다. 10여년 전 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 옆 주택 처마에 시멘트 알갱이로 지은 제비집을 찍어 신문에 실은 기억 이후 도시에서는 이제 제비 보기가 쉽지 않다. “우리 집 수험생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 같아 정성을 다해 지키고 있다”는 방앗간 할머니의 이야기에, 무사히 새끼들을 키워 내년 봄 ‘합격’이라는 박씨를 물어다줄 것을 함께 소망해본다.
양평/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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