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의 배경을 재현해 놓은 경기 양평 소나기마을. 소녀가 소년을 처음 만났던 징검다리가 소나기로 불어난 물살 속에 잠겨 있다. 살다보면 평온한 일상도 소중하지만, 갑작스런 변화는 더 진한 흔적을 남긴다. 수숫단 사이에서 소녀와 비를 피한 소년은 징검다리가 잠기자, 소녀를 업고 개울을 건넌다. 이때 소년의 등엔 소녀의 체온이 남고, 소녀의 스웨터엔 얼룩이 물든다. 소녀는 이 옷을 입혀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