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밀양 할머니
박복순(83) 할머니는 밀양 송전탑 건설 지역의 마을에 살고 있다. 할머니는 건설 반대 집회에 나가서 남들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다. 허리는 끊어질 것처럼 아파 복대를 하지 않고선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다. 무릎은 뼈를 깎는 듯한 통증에 시달리고 열 손가락 모든 마디는 관절염으로 퉁퉁 부어 고통이 심해서 밥 짓기도 힘에 겹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엔 산골짝의 해는 서산에 일찍 모습을 감춘다. 집 근처 밭에 심어놓은 팥을 거두기 위해 기어서 나오듯 밭에 나오신 할머니가 초고압 송전탑이 들어설 마을 앞산 자락을 바라보며 힘겹게 내뱉는다. “송전탑이 오기 전에 죽어야 하는데”라며 한 맺힌 깊고 깊은 한숨 소리는 석양의 붉은 해를 더욱 무겁게 만든다. 한전과 국가는 이처럼 힘들고 지친 할머니들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12/127/imgdb/original/2025/0212/20250212500150.webp)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12/127/imgdb/original/2025/0211/20250211502715.webp)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12/127/imgdb/original/2025/0211/20250211503664.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