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국화꽃
부모 잃은 자식들의 애끓는 곡소리가 동트기 전부터 가슴속 깊이 파고든다. 잠시 뒤 합동분향소에 살아남은 자들은 국화꽃을
올린다. 언제까지 국화꽃을 하늘에 뿌려야만 하는가. 올해 들어서도 얼마나 많은 국화꽃을 바쳐 왔는지 셀 수가 없다. 이 나라
이 영토에 살기가 이렇게 어렵고 살벌한가. 애통하다. 즐거운 여행길에서나 일하는 현장에서나 요양원에서, 우리들 목숨 곁에
는 하얀 국화꽃 송이가 새벽 이슬 머금고 다가와 있다. 한 목숨 부지하기가 두렵다.
김봉규 선임기자bong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