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무지개
아들 녀석을 학원에 데려다 주러 나선 길, 갑자기 비가 내렸다. 차에 있던 우산을 줘 보내고 건널목에 멈춘 순간, 오색 찬연한 무지개가 뜬다. 길가에서 비를 맞으며 손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화각이 좁아 무지개가 다 담기지 않는다. 급히 집에 들어가 카메라와 광각렌즈를 챙겨 무지개 전체가 보이는 곳으로 차를 몰았다. 막 셔터를 눌러대는 동안 구름이 몰려온다. 무지개가 구름에 가려 희미해진다. “비를 견뎌야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말을 곱씹는다. 제대로 된 무지개 사진을 찍으려면 좀더 살아가야 할까 보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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