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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쿠팡 김범석의 무책임에 분노한 탈퇴·불매운동

등록 2021-06-20 18:11수정 2021-06-21 02:41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최근 쿠팡Inc의 국내법인인 쿠팡㈜ 이사회 의장직과 등기이사에서 모두 물러나면서 향후 법적·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쿠팡 제공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최근 쿠팡Inc의 국내법인인 쿠팡㈜ 이사회 의장직과 등기이사에서 모두 물러나면서 향후 법적·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쿠팡 제공
경기도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건을 계기로 일부 소비자들이 쿠팡 회원 탈퇴 및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진화 작업에 나섰던 김동식 119구조대장이 순직하는 등 사건의 충격이 큰데도 쿠팡과 김범석 창업자가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면서 소비자의 분노와 실망이 폭발한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해 신뢰를 잃은 기업은 더는 존립할 수 없는 시대가 됐음을 쿠팡은 명심해야 한다.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선 19일부터 쿠팡을 탈퇴하고 쿠팡 앱을 삭제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노동 인권을 보호하고 보장하지 않는 기업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글을 올린 이용자도 있다. 지난 17일 불이 나자마자 김범석 창업자가 등기이사 등 국내 법인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게 도화선이 됐다. 강한승 쿠팡 대표 명의의 사과도 사고 발생 32시간 뒤인 18일에야 나왔다.

쿠팡은 “김 창업자가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진정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힘써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굳이 사임을 서둘러 발표할 절박한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쿠팡과 김 창업자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쿠팡물류센터 노조도 “화재와 노동자 안전에 대한 안일한 태도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범석 창업자의 사임은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심까지 나온다. 총수 권한은 행사하면서도 법적·도덕적 책임은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급증하면서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로 급성장한 쿠팡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방치해 직원 과로사를 불렀다는 비판이 있었다. 지난해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이행을 소홀히 한 게 지적당하자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이에스지(ESG) 경영은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를 이용해 얄팍한 상술을 부리다가 경영자가 물러난 남양유업이 보여주듯,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는 기업은 더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제라도 쿠팡은 노동환경과 안전관리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유가족 지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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