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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8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단계’ 가능성, 치밀한 대비를

등록 2021-07-15 19:09수정 2021-07-16 02:36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기후대기과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기후대기과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장마가 물러나고 나면 이달 말께 더 강한 폭염이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기상청은 예고했다. 예년 수준의 폭염이면 올여름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이 없겠지만,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전력 공급은 수요가 늘어난다고 갑자기 늘리기 어렵다. 예비전력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데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전력거래소는 전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14일과 15일 최대전력 사용 시간대의 예비율을 한자릿수대인 9%대로 예고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벌써부터 올여름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가능성까지 거론하는데 지나친 걱정이다. 5단계로 돼 있는 전력 수급 비상단계 가운데 ‘심각’ 단계에서 하는 ‘순환 단전’ 조처도 예비력이 1.5GW 미만으로 떨어질 때 내린다. 예비율로 치면 1%대로 떨어질 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 및 대책’에서, 올여름 2018년 수준의 역대급 폭염이 올 경우 8년 만에 전력 수급 비상단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전력 소비가 최대치에 이르는 것은 8월 둘째 주이지만, 예비력으로는 역대급 폭염이 몰아칠 경우 7월 넷째 주에 4.0GW(예비율 4.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준비·관심·주의·경계·심각 다섯 단계 중 두번째인 관심 단계에 해당한다. 최악의 사태는 없을 거라는 전망이지만, 발전기 고장 등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폭염이 물러날 때까지 절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2013년에는 8월 중순 예비율이 3.2%까지 떨어져 전력 수급 비상 3단계인 ‘주의’가 발령된 바 있다. 111년 만의 폭염이 몰아친 2018년에는 예비율이 7.7%였다. 올해 예비율이 빠듯해진 데는 경기 회복에 따른 공장 가동률 상승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더라도 예년 수준의 폭염이라면 8.8%까지 하락하는 선에서 멈출 텐데, 날씨가 변수다. 정비 중인 발전기의 시운전 시기 조정 등을 통해 추가 예비전력을 최대한 확보하고, 피크 시간대 소비자가 스스로 전력 소비를 감축하면 보상하는 ‘수요 반응(DR) 시장’ 제도 등을 활용해 수급을 관리해야 한다. 전력 수급 실태와 전망을 정확히 알려, 전력 소비가 일시에 집중되지 않도록 소비자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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