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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다주택 궤변’ 늘어놓은 김현아, SH 사장 자격 없다

등록 2021-07-29 18:10수정 2021-07-30 02:40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과 부산에 아파트 2채, 상가 1채, 오피스텔 1채를 보유해 논란을 빚은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에스에이치·SH) 사장 후보자가 29일 배우자 소유인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가 인사청문회 이후 ‘부적격’ 의견을 내는 등 비판 여론이 커지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로 얻은 불로소득을 “시대적 특혜”라고 둘러댄 김 후보자의 비뚤어진 인식을 가릴 수는 없다. 김 후보자는 무주택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을 책임질 자격이 없다.

김현아 후보자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27일 인사청문회에서 했던 ‘시대적 특혜 발언’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음을 사과하면서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빠른 시일 안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부동산을 바라보는 김 후보자의 부박한 인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는 강남과 부산에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데 대해 “연배상 제 때는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 가격이 올라서 자산이 늘어나는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자신의 잘못은 없고 오로지 시대적 흐름 탓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와 비슷한 연배의 국민 가운데 시대적 특혜를 입어 강남 등에 여러 채의 아파트와 상가 등을 소유한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바로 그런 식으로 재산을 불리는 걸 우리는 ‘부동산 투기’라고 부른다. 고위 공직에 나선 이가 부동산 투기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시대 탓을 하고 있으니, 그 뻔뻔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더구나 그가 사장을 맡을 에스에이치는 저소득층 서민의 주거 안정과 복지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곳이다. 김 후보자가 수많은 무주택 서민의 눈물과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의 편에 서리라고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최종적인 책임은 김현아씨를 에스에이치 사장에 지명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있다. 서울시의회가 ‘부적격’ 의견을 냈지만 오 시장이 고집하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그러나 오 시장은 4·7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배경이 바로 ‘엘에이치(LH) 사태’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분노였음을 되새겨야 한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내로남불’을 그토록 비판했던 오 시장이 에스에이치 사장 자리에 김현아씨를 앉히는 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오 시장은 한시라도 빨리 김 후보자를 사퇴시키고, 시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인사를 다시 지명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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