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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신임 금감원장의 ‘금융시장 퍼펙트 스톰’ 경고

등록 2021-08-08 18:21수정 2021-08-09 02:40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취임사에서 ‘퍼펙트 스톰’이란 표현을 썼다. 태풍 자체는 위력이 크지 않은데 그것이 다른 자연현상과 어우러져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으로, 금융시장에 다양한 리스크가 한꺼번에 몰려와 발생하는 ‘금융시스템 위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금융감독기관의 수장이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감수하고 한 말이다. 가볍게 흘려들어선 안 된다. 지난날 별다른 예고 없이 금융위기가 찾아온 일도 많은데, 지금은 곳곳에서 위험요소가 포착되고 있다.

정 원장은 ‘한계기업·자영업자의 부실 확대 가능성,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의 가격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것’을 경계하며 퍼펙트 스톰을 언급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손실이 누적돼 한계선상에 놓인 자영업자가 적지 않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빌린 돈을 못 갚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들을 생각하면 재정확대와 통화완화가 동시에 필요하다. 그러나 가계가 빚을 늘려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흐름이 꺾이지 않는 것은 더 큰 위험요소다. 거품이 더 커졌다가 꺼지면 자산 디플레이션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고 실물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아니고서는 리스크가 더 커지는 것을 억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저금리를 이대로 끌어가다가 경제주체들의 빚이 더 늘면, 경제에 미칠 악영향 때문에 금리를 올리려야 올릴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위기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경제주체들에게 미칠 타격은 최소화하면서도,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것을 억제할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6일 열린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말 올해 경제전망 발표 이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내비쳐왔다. 7월15일 열린 금통위에서는 위원 7명 가운데 5명이 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런데 7월 초 시작된 코로나 4차 유행이 길어지자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며 투기를 부추기는 목소리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통화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국면임을 한국은행은 인식해야 한다. 재정당국과 금융감독당국은 기준금리를 올릴 때 코로나19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을 지원할 대책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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