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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확진자 2000명대, ‘방역체계 전환’ 논의 본격화할 때

등록 2021-08-11 18:43수정 2021-08-11 19:20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의자에 붙은 ‘사회적 거리두기’ 스티커 교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의자에 붙은 ‘사회적 거리두기’ 스티커 교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1일 0시 기준으로 222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선데다, 직전 최다 기록인 지난달 28일의 1895명보다도 328명이나 많다. 수도권에서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지 한달이 넘게 지났는데도 확산세가 꺾이기는커녕 불길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언제, 어떤 규모로 4차 유행의 정점을 지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지금까지는 거리두기를 강화하면 확진자 수가 줄었는데 이번에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거리두기 위주의 방역 대책으로는 이제 코로나 대응이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2000명대 확진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만큼 대응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파력의 차원이 다른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우점종’을 넘어 신규 확진의 80%대를 바라보고 있다. 가뜩이나 더딘 백신 접종은 ‘모더나 수급 차질’이라는 돌발변수 탓에 당장 이달 접종 일정부터 미뤄지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감염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퍼진 뒤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와 더 크게 퍼지고 있다. 거리두기 피로감이 깊어지고, 역학 추적이 어려운 감염이 켜켜이 쌓인 것도 상황을 엄중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확연히 다른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과 영국의 예를 들어, 대응 체계를 확진자 수 관리에서 치명률과 위중증률을 줄이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리 있는 의견이기는 하나, 신중할 필요도 있다. 이스라엘과 영국은 백신 접종률이 우리보다 훨씬 높을뿐더러,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확진자가 다시 크게 늘고 있다. 백신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집중하면서, 기존 대책부터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하는 게 먼저다.

다만 코로나 대응 체계 전환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 거리두기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손실 보상만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해졌다. 백신 수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9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제기한 ‘고령층 등 고위험군 우선 2차 접종 완료’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와의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 해도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열악한 공공의료 체계를 놔둔 채 임기응변식 방역만으로는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에 대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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