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둘째)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호’였던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3일 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조 교수는 여군 출신 국방·우주항공 전문가라는 이력과 ‘30대 워킹맘’이란 상징성 덕분에 민주당에 영입되자마자 선대위 ‘투톱’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 중용됐다. 하지만 한 극우 유튜브 채널이 가족 관계에 얽힌 개인사를 폭로한 뒤 보수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 표적이 됐다. 이번 사태는 극우 상업주의적 유튜브 채널들이 벌이는 무분별한 사생활 들추기의 반인권적 폭력성뿐 아니라, 선거 때마다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펼쳐온 외부인사 영입 이벤트의 어두운 이면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민주당의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송영길 대표가 만류했으나, 조동연 위원장은 인격살인적 공격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사퇴를 해야겠다는 입장이 확고했다. 안타깝지만 그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어 이재명 후보와 상의하여 사직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혁기 선대위 대변인도 “(개인사 문제를 폭로한) 가로세로연구소가 오늘 ‘3차 공격’을 예고하는 글을 올렸고, 그걸 본 조 위원장이 아이들 보호를 위해 당과 후보에게 사의 수용을 거듭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정치판 경험이 전무한 조 교수로선 10년 전 법적으로 일단락된 개인사가 이처럼 큰 파장을 몰고 올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작 이번 사태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조 교수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무엇보다 조 교수의 ‘스토리’가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기본적인 검증도 거치지 않고 요직에 발탁한 민주당 책임이 막대하다. 당 안에서 인재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선거가 임박해서야 ‘화제성’ 있는 외부 전문가와 명사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해온 관행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번 파동을 계기로 영입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과 더불어 내부 육성을 위한 노력 또한 배가하기 바란다.
가로세로연구소 등 일부 극우 유튜브 채널의 무분별한 보도 행태는 규탄받아 마땅하다. 이들은 ‘제보를 바탕으로 공인의 사생활을 검증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공직 후보자’도 아닌 정당 영입인사의 개인사를 그렇게까지 파헤쳐야 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조 교수 자녀의 신상이 포함된 판결문과 자녀 얼굴까지 공개한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즉각 사과하고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