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불이 난 경기도 평택시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소방관이 현장을 나서며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경기 평택시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관 3명이 숨졌다. 큰불을 잡은 뒤 건물 내부로 진입해 진화와 인명 수색을 하던 중 불이 다시 번져 화를 당했다. 참으로 황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고는 지난해 6월 발생한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등 이전 물류창고 화재와 여러모로 닮아 있다. 화재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끊이지 않는 물류창고 화재 참사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날 불이 난 곳은 연면적 20만㎡ 규모의 7층짜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이다. 소방관들은 건물 1층에서 난 불을 끄고 내부 잔불 정리를 하던 중 갑자기 불이 재확산하는 바람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숨진 소방관들은 건물 2층에서 발견됐다. 공사 현장이다 보니, 건물 내부에 용접용 산소통과 엘피지(LPG) 가스통, 보온재 등이 많이 있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 때에도 잡혔던 불길이 다시 치솟으면서 소방관 한명이 고립돼 숨졌다. 창고에 쌓여 있던 적재물들이 무너져 내린 것이 불이 재확산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물류센터 직원이 수차례 비상벨 작동을 정지시키는 바람에 스프링클러 작동이 지체된 사실도 드러났다.
물류창고 화재는 근래 들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 가운데 하나다. 전자상거래가 폭증하면서 전국 곳곳에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4월에는 이천시의 한 물류센터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38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안전 조치도 없이 용접 작업을 하다 불티가 가연성 소재인 건물 천장의 벽면 우레탄폼에 튀어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였다. 사고 원인과 공사 업체의 안전 규정 위반 등 여러 측면에서,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의 뼈아픈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탓에 비슷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물류창고 화재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고를 예방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했다. 잊을 만하면 비슷한 사고들이 되풀이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빠른 배송’ 경쟁을 벌이면서, 물류센터는 앞으로도 급속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업체 쪽에 화재 예방 등 안전 의무를 부과할 당위성도 커졌다. 필요하다면 관련 법규와 제도도 서둘러 손보기 바란다. 안전에는 한치의 사각지대도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