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송영길 대표가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다. 거의 기소되어서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말이다.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외치면서 이 후보와의 연대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한 것도 아닌데 (안 후보가) 정권교체와 같은 감정적 보복 심리에 의존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반론을 펴는 과정에서 이 후보와 문재인 정부의 차별성을 강조하려다가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경위를 떠나 집권 여당 대표가 한 말이 맞나 싶을 만큼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여당 대통령 후보가 현 정부에 의해 정치생명이 끊어질 뻔할 정도로 탄압을 받았다는 발언이 황당하게 들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이 후보가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경기도지사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기사회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걸 정권의 정치적 탄압으로 연결하는 건 터무니없는 비약에 불과하다.
송 대표가 이 후보를 문재인 정부로부터 차별화하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보고 의도적으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아니면 단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려다가 말실수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만약 전자라면, 대단히 잘못 생각한 것이다. 국민이 문제라고 느끼는 정책을 개선하는 방식의 차별화가 아니라 정권과 후보를 정치적으로 대립시키는 방식의 차별화는 국민 분열만 촉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수라고 해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일은 아니다. 엄중한 대선 국면에서 여당 대표가 말의 파장도 예상하지 못한 채 경솔한 언행을 되풀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송 대표의 깊은 성찰과 적절한 해명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