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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서로 ‘네 탓’ 하며 볼썽사납게 끝난 윤-안 단일화 협상

등록 2022-02-27 18:33수정 2022-02-28 02:3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 끝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윤 후보는 전권대리인을 통해 전달받은 안 후보 쪽 제안을 자신이 모두 수용했지만 안 후보 쪽이 일방적으로 결렬을 통보했다고 주장했고, 안 후보 쪽은 윤 후보 쪽의 책임 떠넘기기라고 반박했다. 비전과 정책의 공유 없이 후보들의 지지율 부침에 따라 냉온탕을 오간 ‘선거 공학적’ 단일화 협상의 예고된 파국이라 할 수 있다.

윤 후보는 27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권대리인 협상에서) 오늘 아침 7시까지 (두 후보의) 회동 여부를 포함한 (회동) 시간·장소를 결정해 (서로) 통보해주기로 합의했지만 오전 9시 (안 후보 쪽으로부터) 단일화 결렬을 최종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협상 결렬 이유에 대해선 “저희도 알 수가 없다. 그쪽(전권대리인)도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두차례 이어진 협상에서 안 후보 쪽 제안을 모두 수용했으나 안 후보 쪽이 돌연 판을 깨버렸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 쪽은 즉각 반박했다.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입장문을 내어 “전권대리인이 아닌 선대본부장 차원에서 윤 후보 측의 진정성, 단일화 방향과 계획을 확인하고자 만난 것”이라며 “오늘 (윤 후보의) 회견으로 책임 회피를 위해서는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신뢰하기 어려운 세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시켜주었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여수에서 유세 뒤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 (윤 후보 쪽에서) 전해온 내용을 듣고 그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어서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누구 말이 진실인지는 협상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핵심은 이번 단일화 협상이 안 후보가 윤 후보 쪽이 수용하기 어려운 ‘국민 경선 방식의 여론조사’를 갑자기 제안한데다, 지지율을 따라 오락가락한 윤 후보 쪽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 탓에 타결이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왔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25일 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TV 토론회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을 했다. 분명하게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는데도 윤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의 물밑 협상 내용까지 시시콜콜 공개한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 단일화 무산의 책임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피해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이제 단일화에 대한 미련을 접고 비전과 정책으로 정면 승부를 펼치기 바란다. 투표일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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