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국민의힘-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우아무개씨의 ‘아빠 찬스’ 채용이 도화선이 됐지만, 정작 일을 키우는 것은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여권이다. 지역구 유력 인사 자녀를 꽂아넣고도 “9급인데 뭘 그거 갖고”라는 여당 원내대표, 추천은 받았지만 압력은 아니라는 ‘윤핵관’ 의원, “부당한 정치 공세”를 주장하는 대통령실의 뻔뻔함이 어우러진 결과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장을 지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저는 권성동 대표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우씨 ‘추천’ 경위를 설명하며 “장제원한테 물어봤더니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 그래서 내가 막 좀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밝힌 데 대한 해명이다. 그는 추천받은 대상자를 그룹별로 적절히 배분해 인선 기준을 만들었다며 “추천자의 지위 고하에 전혀 개의치 않았고, 저희 인사팀 또한 저를 믿고 소신껏 일했을 거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우씨를 추천받은 건 사실이지만 채용에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자신을 “당시 인사책임자”라고 해놓고, 실체적 책임은 물론 도의적 책임까지 회피하는 모양새다.
그가 정작 겨냥한 것은 권 원내대표의 “거친 표현”이다. 그는 “(권 원내대표의) 말씀이 무척 거칠다.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했고, 권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이 이런저런 쓴소리를 할 수 있다.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고 했다. ‘꽂아넣기’와 이해충돌 논란, 부적절한 언행을 두고서 국민들에 대한 사과는 한마디도 없었다.
권 원내대표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고 폄하한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많은 청년들은 오늘도 인생을 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한 질문을 두차례 받았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부당한 정치공세, 프레임 씌우기”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대선 내내 공정과 상식을 외쳤지만, 새 정부 출범 두달여 만에 남은 건 명백한 채용 청탁에도 ‘뭐가 문제냐’고 되치는 뻔뻔함이다.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없거니와, 책임지는 이가 없으니 사과하는 이도 없다. 국민의 분노와 박탈감은 커져만 간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