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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검찰 직할 통치’ 우려 키우는 ‘친윤’ 검찰총장 후보

등록 2022-08-18 18:54수정 2022-08-19 02:40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새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 후보자가) 균형 잡힌 시각으로 검찰청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통해 이미 ‘검찰 직할’ 체제를 구축해놓은 터라, 이 후보자가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핵심 참모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검찰 내 ‘윤석열 라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이 후보자가 지난 5월 전임 김오수 검찰총장 사퇴 뒤 총장 직무대행으로 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달리 보면 ‘총장 패싱’ 논란을 부른 한동훈 장관의 ‘직할 통치’에 일조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 후보자가 ‘외압’에 맞서 강단 있게 검찰의 독립성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대통령실의 지명 발표 뒤 기자들에게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염려를 잘 알고 있다. 이 가치를 소중히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복심’인 한동훈 장관이 이미 세차례 검찰 인사를 통해 검찰 주요 보직을 ‘윤석열 사단’ 검사들로 채운 상황에서 신임 총장의 운신의 폭은 좁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 누가 총장으로 오더라도 식물총장이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후보자가 총장 직무대행으로 한동훈 장관과 인사 관련 협의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총장 후보군인 그가 임명 제청권자인 장관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의를 했을 거라고 믿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 검찰에서는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여러건 진행 중이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답보 상태인 반면, 전 정권 수사에는 속도전을 편다는 시선이 많다. ‘검찰 공화국’ 우려가 워낙 큰지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총장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신임 총장 지명을 두고 ‘정권의 검찰 직할 체제 완성’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를 이 후보자는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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