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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주당 지도부 ‘친명 독식’에 쏠리는 우려 눈길

등록 2022-09-07 19:03수정 2022-09-08 02:0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지명직 최고위원을 비롯한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8·28 전당대회 이후 진행된 당 체제 정비를 완료한 셈인데, 면면을 보면 ‘친명 독식’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우선 당 지휘부인 최고위원 7명 중 5명이 ‘친명’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 대표의 의지와 무관한 전당대회 선출직 5명 외에 지명직의 경우 변화를 줄 법도 한데, 이 대표는 두 자리 중 하나를 가까운 인사로 채웠다. 사무총장·비서실장·대변인 등 당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핵심 당직은 물론 정책위 수석부의장, 미래사무부총장, 전략기획위원장 등 요직도 대선 출마 전부터 인연이 깊은 이른바 ‘7인회’ 의원들에게 맡겼다.

당직 인선은 당대표의 권한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압도적 지지로 선출됐으니 당직 인선쯤은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면의 기록도 눈여겨봤으면 한다. 당의 핵심 기반인 전국 권리당원 10명 중 6명이 투표에 불참하고 기권했다. 20일 넘게 전국 순회 경선이 이어졌음에도 투표율은 시종일관 저조했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에서 그만큼 생각을 달리하는 그룹이 당내에 폭넓게 존재한다는 방증인 것이다.

그래서 이 대표가 당선되면 당직 인선 등에서 ‘비명’ 쪽에 손을 내밀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 어느 때보다 민생의 위기감이 높은 상황에서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해내려면 통합과 탕평의 리더십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마침 이 대표도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정당의 본질은 본래 다양성”이라며 “승리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네 편 내 편’ 또는 ‘생각이 같으냐 다르냐’로 가를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통합의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주요 당직 인선 결과는 평소 다짐과 사뭇 달랐다.

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너무 많으면 다른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된다. ‘당내 민주주의’가 강조되는 이유다. 어느 한 방향으로 내달릴 가능성은 커지는 반면, 제동을 걸 힘은 약해진다. 무엇보다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줄어 민심에서 멀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가 민주당에는 반면교사일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번 당직 인선을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된 비판적인 시선과 우려를 각별히 새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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