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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푸틴의 ‘무모한’ 군 동원령, 이젠 전쟁을 끝낼 때다

등록 2022-09-21 20:20수정 2022-09-22 02:4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부분적 동원령에 서명을 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증파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 제공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부분적 동원령에 서명을 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증파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 제공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수행에 필요한 병력 확보를 위해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면서 핵 위협도 되풀이했다. 2월 말 침공 이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의 네개 주를 러시아에 편입하려는 주민투표도 강행할 예정이다. 최근 우크라이나군 반격에 밀려 국내외에서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점령지를 영토로 굳히기 위한 위험한 도박에 나선 것이다. 정당성 없는 침공을 확대하려는 푸틴의 무모한 시도를 규탄한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예비역 등 국민들을 부분적으로 동원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의 첫 동원령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30만명이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투입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에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나라의 영토적 통합성이 위협받을 때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물론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서방의 위협을 핑계 삼아 핵 위협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번 군 동원령은 러시아가 큰 타격을 입었다는 방증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전쟁이 아닌 특별 군사작전’이라며 동원령을 내리길 피했다. 국내 전쟁 반대 여론이 확산되지 않게 하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점령지의 10%를 잃었고 병력도 큰 손실을 입었다. 푸틴 대통령은 결국 대규모 병력을 충원해 전세를 뒤집음으로써, 국내에서 자신의 권력을 다시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돈바스와 헤르손주 등에서는 친러 임시정부가 다음주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할 예정이다.

7개월 가까이 계속되는 침공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전세계에 막대한 고통을 주면서 국제질서를 뒤흔들었다. 20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제국주의와 식민 시대의 복귀”라고 규정했고, 지난주에는 러시아를 두둔해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마저도 “질문과 우려”를 표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침묵을 깨고 침공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푸틴의 동원령은 이 모든 비판에 귀를 막고, 자신의 권력과 아집을 위해 더 많은 이들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푸틴이 침공의 실패를 인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끝낼 방안을 찾는 것만이 이 엄청난 고통과 혼란을 끝낼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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