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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산유국 큰폭 감산 합의, 고유가 장기화 대비해야

등록 2022-10-06 18:33수정 2022-10-07 02:43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5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오펙플러스 회의 뒤 언론 콘퍼런스에 참석해 있다. 빈/AFP 연합뉴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5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오펙플러스 회의 뒤 언론 콘퍼런스에 참석해 있다. 빈/AFP 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을 포함한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가 5일(현지시각) 11월부터 하루 생산량을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세계 수요의 2%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오펙플러스가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던 2020년 5월 970만배럴을 줄인 이후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국제유가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오르기 시작해 10월 들어 5일까지 3거래일 동안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10.4%, 북해산 브렌트유가 6.15% 올랐다. 배럴당 80달러대 초반까지 내려갔던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90달러대로 다시 올라섰다.

이번 감산 합의는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와 손잡고 이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뒤 사우디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한 것을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암살 배후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했다. 이 일로 인해 사우디는 미국과 사이가 나빠져, 미국 주도의 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거꾸로 러시아를 가까이해왔다. 이번 감산 합의는 러시아가 수출하는 석유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하는 미국의 계획을 유럽연합이 승인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앞으로도 생산량 관리에 협력해 유가 하락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할 만하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6월 초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가 9월 하순 한때 70달러대 후반까지 떨어져 물가 상승세가 곧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감산 합의를 보면, 최고치를 고쳐쓰지는 않더라도 지금 수준의 고유가가 오래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억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8.3% 올랐는데, 에너지 가격이 전체 상승분의 4분의 1을 끌어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이 더 오래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릴 뿐 아니라, 에너지 수입액 증가로 무역수지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고 국민소득을 새나가게 하고 있다. 유류세 감면 등 유가 상승으로 인한 ‘눈앞’의 고통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둔 정책 처방들이 지속가능한지, 효율적인지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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