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은주 의원(오른쪽 사진)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에게 질의를 하는 중 과거 막말 발언 등에 대한 사과가 미흡하고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말하며 `레드 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연일 저질 색깔론을 펴며 극우 편향적인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김일성주의자’, ‘총살감’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파업 노동자에 대한 무분별한 손해배상소송을 제한하자는 ‘노란봉투법’에는 ‘공산주의’ 딱지를 붙였다. ‘아스팔트 극우’로 지내온 그의 저간의 행보에 비춰 보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긴 하나 도가 지나치다. 이처럼 극단적이고 반노동적인 시각을 지닌 이가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를 원만하게 이끌 수 없음은 자명하다. 더 이상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
김 위원장은 13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현대 민법의 소유권 절대 원칙이 있고 소유권을 침해하게 되면 공산주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서는 “사유재산 제도를 없애는 게 공산주의 아니냐. 재산권이 없어지면 노동권도 없어진다. 북한에 노조가 있느냐”고 강변했다. ‘손배소 제한은 재산권 침해’라는 재계의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유재산 제도를 폐지하려는 공산주의적 발상으로 매도한 것이다.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황당한 궤변이다. 하기야 ‘손배 폭탄’을 ‘특효약’으로 추어올린 바 있는 그에게 균형 잡힌 사고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였는지 모르겠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2019년 자유한국당 주최 토론회 당시 “문재인은 총살감”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경사노위 국정감사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다”라고 색깔론을 펴다 퇴장당하기도 했다. 국감에서는 ‘쌍용차 노조는 자살 특공대다’, ‘노조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김정은의 기쁨조다’ 등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그의 과거 발언들이 도마에 올랐다.
그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께서 스스로 설명할 기회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설명으로 덮고 가기에는 그의 흠결이 너무 크다. ‘극우 유튜버’의 정체성만 도드라지는 인사에게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 통합을 이뤄내야 할 경사노위 위원장 자리를 계속 맡겨둘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