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주장을 ‘양심에 따른 소신 발언’이라는 취지로 옹호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최근 “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를 추종하는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이 김문수 하나뿐인가”라고 했다. 여당 지도부가 경사노위 위원장이라는 ‘공인’의 시대착오적 색깔론을 비호하며 노골적인 ‘종북몰이’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 위원장을 국회 모욕죄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것을 두고, “질문을 던져놓고 소신에 따른 발언을 하면 다 처벌받는 악선례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문 전 대통령이 김여정 앞에서 신영복씨를 가장 존경한다고 할 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상대적으로 약자에 해당하는 피감기관장에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조폭처럼 절대다수의 힘으로 억압하는 모습”이라고 보탰다. 노동계와 재계, 정부 등을 아우르며 사회적 대화를 주도해야 할 경사노위 위원장이 극우 편향적인 발언을 일삼는데도 제지하기는커녕 ‘양심의 자유’라고 감싼다.
김 위원장은 공직에 몸담기 전 ‘극우 유튜버’로 유사한 주장을 펼쳐왔지만 당시엔 문제되지 않았다. 현재 김 위원장의 발언이 문제되는 것은 ‘개인 김문수’와 ‘경사노위 위원장 김문수’ 발언의 파장은 다르기 때문이다. 책임 있는 집권여당이라면 김 위원장의 신중한 처신을 촉구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럼에도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도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민주당의 주류들은 북한은 항일무장 투쟁을 한 김일성이 만든 자주 정권이고, 대한민국은 친일파 괴뢰정권이 세운 나라라는 생각을 내비친다”며 논란을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이런 이념 공세는 기존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등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들이 북핵 위협을 빌미로 핵무장론을 앞다퉈 주장하는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밝혔듯 실현가능성도 없는 주장이다. 종북몰이가 핵심 지지층 결집에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국민 통합을 최우선에 둬야 할 집권 세력으로선 무책임하다. 분열과 갈등 조장이 아니라 야당과 의미 있는 민생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 출발점은 김문수 위원장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사퇴 촉구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