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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 9·19 합의 잇단 위반, ‘군사 충돌’ 치닫지 않게 해야

등록 2022-10-19 19:05수정 2022-10-20 02:39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장거리포병부대, 공군비행대의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지난 10일 공개한 사진이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장거리포병부대, 공군비행대의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지난 10일 공개한 사진이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잇따라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는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한반도 정세가 ‘위기의 악순환’에 들어선 듯하다. 북한의 군사행동에 남쪽이 군사적 대응을 하면, 북한의 보복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9·19 합의를 흔드는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합의가 유명무실화되면서, 자칫 남북 사이 군사적 충돌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18일 밤 강원도 장전과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서해상으로 250발의 방사포를 쏜 데 이어, 19일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의 포병사격을 했다. 북한이 이틀에 걸쳐 쏜 포탄이 우리 영해에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는 지난 14일 새벽과 오후 560발 넘는 포격에 이어 나흘 만에 반복된 9·19 합의 위반이다.

북한은 이 책임을 남쪽의 훈련 탓으로 돌렸다. 19일 나온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는 “적들의 북침전쟁연습인 ‘호국 22’가 광란적으로 벌어지는 데 중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대응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군의 연례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으로 규정해 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최근 잇단 무력시위는 윤석열 정부 들어 강화되고 있는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에 반발해 긴장 고조 책임을 한·미에 돌리면서,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중요 정치행사인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기간(16~22일)에 포 사격을 실시한 것도 이례적이다. 중국 당대회가 끝난 이후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북의 도발과 그에 대한 남쪽의 군사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긴장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다. 군당국은 북한이 쏜 포탄이 북방한계선 이남 바다에 떨어지면, 떨어진 북한군 포탄 수만큼 해당 수역에 대응 사격을 한다는 방침인데, 만에 하나 북쪽이 이에 군사적으로 대응하면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이 벌어지면서 통제불능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 정부는 ‘안전판’인 9·19 군사합의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강대강 일변도의 대응보다 위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신중한 대응에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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