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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언론 통제’ 박수치고 ‘대통령 참모 퇴장’ 공격하는 여당

등록 2022-11-11 18:29수정 2022-11-13 09:29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의 <문화방송>(MBC) 취재진 전용기 배제 방침을 두둔하는 것을 넘어 문화방송에 막말을 퍼붓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물의를 일으킨 대통령실 참모를 퇴장시킨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의원들의 공개 비판 대상이 됐다. 민심의 창구가 되어야 할 집권여당이 대통령을 향한 충성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은 11일 문화방송을 “그거”라고 지칭하며 “엠비시 그거는 방송인가. 그거는 방송 자격조차 없다”고 했다. 이어 “박성제 사장과 그 보도진, 보도 간부들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한 문화방송은 해체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언론이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고, 권성동 의원은 “언론의 탈을 썼다고 다 언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라 안팎에서 제기되는 언론탄압 비판엔 귀를 막고, 대통령실의 자의적인 국익 운운 주장에 주파수를 맞추는 모양새다.

최근 대통령실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냈던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핵관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 메모로 물의를 일으킨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켰다. 이에 장제원 의원은 주 원내대표를 겨냥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지만 걱정된다”고 했고, 이용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주 원내대표가 정부를 제대로 엄호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한다. 참모 퇴장을 ‘대통령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해 공동 행동에 나선 셈이다. 여기에는 원내사령탑이 야당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는 등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불만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은 민심을 청취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소통 창구 구실을 해야 한다. 시중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동안 한 일은 압수수색밖에 없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데는, 쓴소리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식물 여당’의 책임도 적지 않다. 지금 국민들 눈에는 전당대회와 총선을 앞두고 ‘윤심’ 업기에 골몰해, 윤 대통령의 지시와 의지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만 보일 뿐이다. 여당이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실의 ‘스피커’를 자처하는 것은 정당으로서의 존재 의미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역대 정부에서 이런 행태를 보인 여당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되새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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