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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런 위기 때 에너지 공기업들에 ‘보은성 낙하산’ 임명이라니

등록 2022-11-11 18:39수정 2022-11-11 18:43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내정된 최연혜 전 의원이 2020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내정된 최연혜 전 의원이 2020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최근 공공기관장에 잇따라 내정되고 있다.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연혜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한국가스공사 후임 사장으로 내정해 9일 공사 쪽에 통보했다. 최 내정자는 다음주에 이사회, 다음달 초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 절차를 거친다. 최 내정자는 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앞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차기 사장 후보로 정용기 전 새누리당 의원을 지난달 추천했다. 정 내정자는 18일 열리는 주주총회 의결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정 내정자도 윤석열 후보 캠프 상임정무특보 출신이다.

두 공공기관이 세계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을 헤쳐나가야 하는 에너지 공기업이란 점에서 이번 낙하산 인사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두 사람은 에너지 분야에 전문성이 거의 없다. 철도대학 총장을 역임한 최 전 의원은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지내 공공기관장 경험은 있지만, 에너지 분야에서는 일한 적이 없다. 사장 후보 1차 공모 때 에너지 관련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면접심사에서 탈락하지 않았던가. 정 전 의원도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지냈을 뿐, 에너지 분야에서 일한 적이 전혀 없다. 특히 가스공사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국내 도시가스 가격을 올리지 못해 올해 미수금이 10조원에 이를 정도로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아 문제 해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때 에너지 공기업 사장 인사가 정권의 부적절한 자리 챙겨주기로 흘러가고 있으니, 탄식이 절로 나온다.

공감하기 어려운 낙하산 인사는 전에도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일 포항에서 모텔과 주점을 운영하는 사업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해당 인사는 논란이 일자 사퇴했다. 건설 관련 경력이 전무한 이은재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일 국토교통부 관계기관인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에 선임된 것도 ‘윤핵관 낙하산’이란 뒷말이 무성했다. 본격 낙하산 인사를 위한 예행연습이었냐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때 “공공기관 낙하산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런데 정권 출범 6개월 만에 공약을 깡그리 무시하고 보은성 낙하산 인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에도 ‘전 정권은 더하지 않았냐’는 식으로 큰소리칠 텐가. 이럴수록 국민의 신뢰를 잃고 해당 공기업의 미래 또한 어두워질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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