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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첫 포괄적 공동성명 내며 북·중 겨냥한 한미일 3국

등록 2022-11-13 21:31수정 2022-11-14 17:30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프놈펜/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프놈펜/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이례적인 3각 연쇄 회담을 통해 대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세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11일 발표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미-중 패권 경쟁 와중에 미국 쪽에 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동아시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대립 구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발표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 프놈펜 성명’은 한·일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비롯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경제안보 대화체 신설을 명시했다. 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우크라이나 지지, 첨단기술 공급망 등 방대한 영역에서 3국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일이 이처럼 포괄적 성격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처음인데, 그 내용을 보면 북한의 도발뿐 아니라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있음이 명백하다. 14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주말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동아시아에서 미군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는데,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제어할 중국의 역할을 강하게 압박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한 억지력 강화는 분명히 필요하다. 특히 대규모 전술핵 부대 훈련,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맞대응한 35발의 미사일 발사 등 최근의 움직임은 북한의 전략이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미·일 3개국의 안보협력이 요구되는 현실을 마냥 부인할 순 없는 것이다.

그럴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자체적 원칙과 전략적 고려다.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방안 등을 신중하게 마련해야 한다. 한국 사회 내부에서 일본과 군사 협력을 어디까지 해야 할지에 대한 합리적인 논의도 거쳐야 한다. 이날 45분간 진행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대한 도발”로 규탄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했지만, 강제동원 피해 해법 등에 대해서는 “양국 간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자”는 원론적 언급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와 경제 보복 조처 해결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한·미·일 안보협력이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을 두 정상은 명심하길 바란다.

이날 3개국 합의를 이유로 공동취재단의 한-미, 한-일 정상회담 취재가 허용되지 않았다. 순방 직전 대통령실이 <문화방송>(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데 이어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정상회담 취재가 제한된 것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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