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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1% 가능성’에도 포기 않은 선수들, 고맙습니다

등록 2022-12-04 18:16수정 2022-12-04 19:09

3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2-1로 이긴 뒤,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선수들이 다 함께 환호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3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2-1로 이긴 뒤,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선수들이 다 함께 환호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한국의 월드컵 역사는 늘 기적과 감동, 그리고 탄식과 눈물이 어우러졌다. 하지만 이번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은 감격의 정도가 더하다. 1무1패 뒤 최강 포르투갈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부담감, 억울한 퇴장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 검은 마스크를 쓰고 분전하는 주장 손흥민. 객관적 전력의 열세와 크고 작은 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넘어지고 쓰러져도 뛰고 뛰는 선수들. 어느 하나 애잔하지 않은 데가 없었다. 이런 겹겹의 어려움을 뚫고, 종료 몇분을 남겨두고 극적으로 이뤄낸 꿈같은 승리였기 때문이다.

미국 데이터업체 ‘그레이스노트’가 예측했던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겨우 11%였다. 안와골절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던 지난달 9일 손흥민 선수는 개인 인스타그램에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며 달려가겠다”고 썼다. 그리고 그는 선수들과 함께 그 다짐을 지켰다.

4년 전,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막판 50m를 질주하며 독일을 거꾸러뜨렸던 손흥민은 이번에도 후반 추가시간 70m를 폭발적으로 질주했다. ‘카잔의 기적’을 일궈내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그는 이번에도 ‘알라이얀의 기적’을 이뤄내고 또 눈물을 쏟았다. 막판 질주에서 마스크를 벗어젖힌 손흥민의 얼굴뼈는 이제 겨우 실처럼 붙어 있는 위험한 상태다. 그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어떡해서든 해야 하는 게 제 임무다”라고 말했다. ‘캡틴’을 믿고 반대편에서 함께 심장이 터질 듯 내달리며 기적을 완성해낸 황희찬 선수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1, 2차전을 결장했다. 그는 경기 전 “내 몸이 어떻게 되더라도 이젠 뛰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16강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극심한 경기침체, 이태원 참사 등으로 우울한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생의 의지를 불러일으켜준다. 무엇보다 이리저리 나뉘고 갈라진 우리 모두를 ‘팀 코리아’ 하나로 다시 묶어주고 있다. 동료를 믿고, 협력하고, 서로에게 공을 돌리고, 무엇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한국 선수단 전원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이제 16강 상대는 세계 1위 브라질이다. 한국은 4년 전에도 세계 1위를 꺾은 바 있다. 최선을 다해 뛰고 뛸 선수들에게 간절한 응원의 힘을 보탠다. 승리의 염원보다 부디 다치지 말기를 바라는 심정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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